VAN 단말기란? 카드 결제 승인부터 정산·수수료까지 한 번에 이해하기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나면 어디서 번호를 알았는지 단말기 영업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합니다. 전화마다 조건이 다르고, 어떤 곳은 VAN이라 하고 어떤 곳은 PG라고 합니다. VAN과 PG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면 어느 쪽 조건이 좋은지 비교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매장에서 흔히 쓰는 VAN 단말기의 구조를 정리합니다. 결제가 승인되고, 돈이 통장에 들어오고,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과정을 알아두면 영업 전화를 받아도 뭘 물어봐야 할지 판단이 섭니다.
VAN사는 어떤 회사인가
국내에서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카드사는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까지 여덟 곳이 넘습니다. VAN이 없다면 매장마다 이 카드사들과 일일이 계약을 맺고 전산을 연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중간에서 모든 카드사와의 통신을 한 번에 이어주는 회사가 생겼습니다. 그게 VAN(Value Added Network, 부가가치통신망)사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KICC), 스마트로, KIS정보통신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입니다. 지금 쓰는 단말기가 어느 VAN사 소속인지는 단말기에 붙은 스티커나 카드 영수증 아래쪽을 보면 나옵니다.
VAN사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결제 승인 중계 — 단말기와 카드사 사이에서 승인 요청과 응답을 실시간으로 전달합니다.
- 단말기 보급과 유지보수 — 단말기 설치와 고장 수리,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맡습니다.
- 매출전표 매입 업무 — 하루치 결제 기록을 정리해 카드사에 청구하는 업무를 처리합니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VAN 방식에서 가맹 계약의 당사자는 사장님과 카드사라는 점입니다. VAN사는 어디까지나 중간 통신망이고, ‘신용카드 가맹점’ 자격은 카드사 심사를 거쳐 사장님 명의로 만들어집니다. 뒤에서 설명할 정산 방식과 수수료 체계가 전부 여기서 갈립니다.

카드 결제 승인은 어떻게 진행되나
손님이 단말기에 카드를 꽂거나 갖다 대면 보통 2~3초 안에 승인이 떨어집니다. 이 과정을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 단말기가 카드 IC칩을 읽어 결제 정보를 암호화합니다.
- 암호화된 승인 요청이 VAN사 서버로 넘어갑니다.
- VAN사가 카드 번호 앞자리를 보고 어느 카드사인지 가려내 해당 카드사로 요청을 보냅니다.
- 카드사가 한도·유효기간·분실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승인 번호를 내줍니다.
- 승인 결과가 단말기로 돌아오고, 영수증이 출력됩니다.
여기까지는 승인만 난 상태이고 돈은 아직 오가지 않았습니다. 승인은 “이 카드로 이 금액을 결제해도 좋다”는 카드사의 확인일 뿐이고, 실제 돈은 매입과 정산 단계에서 움직입니다.

매입과 정산: 돈은 언제 들어오나
영업이 끝나면 그날 쌓인 매출전표가 카드사로 접수됩니다. 카드사가 이 전표를 사들여 대금을 지급한다는 뜻에서 이 과정을 ‘매입’이라고 부릅니다. 접수는 단말기와 VAN사가 자동으로 처리하니 사장님이 따로 할 일은 없습니다. 카드사는 매입된 금액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사장님 계좌로 입금합니다. 카드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결제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3일 뒤입니다.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은 영업일에서 빠지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 장사 매출은 화요일이나 수요일에야 들어옵니다.
VAN 방식 정산의 가장 큰 특징은 카드사가 사장님 계좌로 직접 입금한다는 점입니다. 중간에서 돈을 쥐고 있는 회사가 없습니다. 대신 카드사마다 따로 정산하기 때문에, 통장을 열어 보면 신한카드 얼마, KB국민카드 얼마 하는 식으로 입금이 여러 줄로 나뉘어 찍힙니다. 처음 보면 뭐가 잘못됐나 싶지만 지극히 정상입니다. 이 카드사별 입금을 한 화면에 모아 보여주는 게 단말기 업체들이 제공하는 매출 장부 서비스고요.
하나 더, 통장에 들어온 정산액이 전부 내 돈은 아닙니다. 카드 매출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어서 신고 때마다 목돈으로 빠져나갑니다. 정산액의 10% 안팎은 처음부터 없는 돈으로 치고 따로 떼어두는 것이 자금 관리에 안전합니다.
취소와 환불은 이 과정을 거꾸로 밟습니다. 당일 취소는 승인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어 비교적 간단하지만, 정산까지 끝난 뒤의 환불은 카드사를 거쳐야 해서 손님 카드에 돈이 돌아가기까지 며칠 걸리기도 합니다. “취소했는데 왜 아직 안 들어와요?”라는 손님 문의가 나오는 게 바로 이 대목인데, 구조를 알아두면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삼성페이·카카오페이도 같은 단말기로 될까
요즘은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손님이 많은데, 대부분은 쓰던 단말기로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는 휴대폰이 실물 카드처럼 작동하는 방식이라, 일반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그냥 결제됩니다. 사장님 쪽에서는 카드 결제와 똑같이 승인·정산되고 수수료도 같습니다. 애플페이는 NFC 비접촉 결제를 지원하는 단말기여야 받을 수 있어서, 오래된 기종이라면 교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의 매장 결제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QR 코드나 바코드를 찍는 방식이 섞여 있어서 단말기·포스 구성에 따라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손님 연령대가 낮은 상권이라면 개통 상담 때 간편결제가 어디까지 되는 구성인지 꼭 확인해 보세요. 겉보기엔 다 같은 단말기여도 기종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결제 수단이 다릅니다.
수수료는 정확히 얼마나 떼일까
가맹점 수수료율은 사장님이 협상하거나 업체가 깎아주는 값이 아닙니다. 연 매출 규모에 따라 정부가 정한 우대수수료율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금융위원회의 2025년 2월 개편 이후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연 매출 | 신용카드 | 체크카드 |
|---|---|---|
| 3억 원 이하 (영세) | 0.40% | 0.15% |
| 3억~5억 원 | 1.00% | 0.75% |
| 5억~10억 원 | 1.15% | 0.90% |
| 10억~30억 원 | 1.45% | 1.15% |
연 매출 30억 원이 넘는 일반가맹점부터는 카드사와 따로 협의해 요율을 정하는데, 대략 2%대 초반 수준입니다. 금융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전체 가맹점의 95% 이상이 우대수수료 구간에 들어가니, 웬만한 사장님은 위 표 안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영세·중소 가맹점 선정은 국세청 매출 자료를 기준으로 반기마다(1월·7월)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따로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신규 사업자는 첫 선정 전까지 일반 요율로 결제되다가 나중에 차액을 돌려받는 절차가 있으니, 개통할 때 환급 절차를 꼭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흔한 오해도 하나 짚고 갑니다. VAN사가 받는 중계 수수료는 카드사가 부담합니다. 사장님 매출에서 ‘VAN 수수료’가 또 빠져나가는 게 아닙니다. 사장님이 실제로 내는 돈은 위 표의 가맹점 수수료, 그리고 단말기·통신 관련 비용, 이 둘이 전부입니다.
무료 단말기는 정말 무료일까
영업 전화의 단골 멘트가 무료 설치입니다. 단말기는 기종에 따라 십만 원대에서 수십만 원대까지 하는 실물 장비인데, 이게 어떻게 공짜가 될까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VAN사는 가맹점에서 결제가 일어날 때마다 카드사로부터 중계 수수료를 받습니다. 사장님 매장이 오래, 많이 결제할수록 VAN사 수입이 커지는 구조라서, 단말기 값을 먼저 대주고 결제 건수로 회수하는 영업이 가능한 겁니다. 문제는 그 회수 기간을 보장받으려고 붙이는 조건입니다.
대부분 일정 기간 사용 약정이 붙고,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나옵니다. 무료라는 말 자체가 거짓은 아니지만, 조건을 모르고 계약하면 폐업하거나 업체를 바꿀 때 생각지도 못한 위약금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그래서 단말기 조건을 비교할 때는 이 네 가지만 물어보면 됩니다.
- 단말기 값은 구입인가, 임대인가, 조건부 무료인가
- 약정 기간이 있는가, 있다면 중도 해지 위약금은 얼마인가
- 월 통신비 같은 고정비가 얼마인가
- 고장 나거나 바꿀 때 비용은 누가 내는가
수수료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어 어느 업체를 통해도 같습니다. 결국 업체끼리 비교할 때 실제로 갈리는 건 수수료가 아니라 단말기 비용 조건과 사후 관리라는 얘기입니다. “저희는 수수료가 싸요”라는 말이 나오면 오히려 다른 항목을 더 꼼꼼히 봐야 할 신호입니다.
VAN 단말기가 잘 맞는 사업장, 다시 생각해 볼 사업장
고정된 매장이 있고, 손님을 마주 보고 결제하고, 매출이 꾸준하다면 VAN 방식이 정석입니다. 카드사 직가맹이라 우대수수료율을 온전히 적용받고, 정산도 카드사에서 바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식당, 카페, 미용실, 학원, 소매점까지 오프라인 업종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이런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 사업자등록을 갓 마쳐서 카드사 가맹 심사가 부담스러운 경우
- 플리마켓, 팝업스토어, 행사처럼 운영 기간이 짧은 경우
- 전화 주문, 문자 청구, 온라인 판매처럼 비대면 결제가 필요한 경우
이럴 때는 계약 구조 자체가 다른 PG 단말기의 결제 구조와 선택 기준을 먼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카드사와 직접 계약하는 대신 PG사의 하위 사업자로 들어가는 방식이라 심사 문턱, 개통 속도, 정산 경로가 전부 다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업종과 운영 방식에 따라 갈립니다.
업종별로 달라지는 단말기 구성
같은 VAN 단말기라도 매장마다 맞는 구성이 다릅니다. 흔한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 식당·카페 — 포스기에 카드 리더를 연동한 구성이 기본입니다. 주문·매출 관리와 결제가 한 화면에서 되고, 테이블 결제가 필요하면 무선 단말기를 한 대 더 놓습니다.
- 배달 중심 매장 — 매출 대부분이 배달 앱에서 나온다면 매장 단말기는 간소하게 가고, 현장 결제용 무선 단말기 위주로 꾸립니다.
- 미용실·네일숍 — 노쇼가 잦은 업종은 예약금을 미리 받아야 해서, 매장 단말기에 비대면 결제 수단을 붙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 무인매장 — 키오스크에 결제 모듈을 연동합니다. 사람이 없는 환경이니 결제 오류를 원격으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느냐가 장비 선택의 핵심입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다기보다, 매출이 어디서 나오느냐에 따라 조합이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상담할 때 매장 운영 방식을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쓸데없는 장비 없이 딱 맞는 구성이 나옵니다.
개통은 어떻게 진행되나
기본 서류는 세 가지입니다. 사업자등록증, 대표자 신분증, 정산받을 통장 사본. 업종에 따라 영업신고증 같은 게 추가되기도 합니다. 서류가 준비되면 카드사 가맹 신청과 심사가 진행되고, 통과되면 단말기를 설치하고 결제 테스트를 거쳐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서류에 문제가 없으면 보통 며칠이면 끝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명의입니다. 가맹과 정산 계좌는 반드시 사업자 대표 본인 명의로 해야 하고,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개통하면 나중에 정산과 세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말기 기종은 유선(인터넷 연결)과 무선(LTE), 포스기·키오스크 연동형까지 다양합니다. 배달 위주인지, 테이블에서 결제해야 하는지, 무인 운영인지에 따라 맞는 구성이 달라지니, 개통 전에 매장 운영 방식을 미리 정리해 두면 상담이 훨씬 빨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입금이 카드사별로 나뉘어 들어오는데 정상인가요? 정상입니다. VAN 방식은 카드사가 각자 정산하기 때문에 통장에 카드사별로 따로 찍힙니다. 일일이 합산하기 번거롭다면 단말기 업체가 제공하는 매출 장부 서비스를 쓰면 하루 매출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카드 매출은 세금 신고에 자동으로 잡히나요? 카드 매출은 여신금융협회와 국세청으로 집계돼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에 반영됩니다. 다만 신고 전에 실제 매출과 집계 자료가 맞는지 한 번씩 맞춰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안전합니다.
수수료를 깎아준다는 업체, 믿어도 되나요? 우대수수료율은 법으로 정한 요율이라 업체가 깎아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수수료 할인을 내세우는 영업은 단말기 값이나 통신비 같은 다른 항목에서 벌충하는 구조일 가능성이 높으니, 월 단위 총비용으로 비교하세요.
단말기는 사는 게 나은가요, 빌리는 게 나은가요? 오래 할 매장이면 사는 쪽이 대체로 유리하고, 언제까지 할지 불확실하면 약정 없는 임대가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해지·폐업할 때 조건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폐업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나요? 약정이 있는 계약이라면 남은 기간에 따라 위약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폐업·양도할 때 어떻게 처리되는지 문서로 받아두세요. 말로만 듣고 넘어가면 나중에 따질 방법이 없습니다.
정산을 더 빨리 받을 방법은 없나요? 카드사 정산 주기 자체는 가맹점이 앞당길 수 없습니다. 시중의 ‘당일 정산’ 상품은 대부분 들어올 돈을 수수료 떼고 먼저 내주는 선정산 서비스입니다. 급할 때는 요긴하지만 사실상 이자를 무는 구조라, 늘 쓰기보다는 자금 흐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쓰던 단말기 업체를 바꿀 수 있나요? 바꿀 수 있습니다. 기존 계약의 약정·위약금 조건을 먼저 확인하고, 새 단말기를 개통한 다음 기존 것을 해지하는 순서로 하면 결제 공백 없이 갈아탈 수 있습니다. 카드사 가맹점 번호는 사장님 명의 자격이라 업체를 바꿔도 매출 이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